아퀴

구의 증명

볼우물 Dimple 2022. 8. 20. 15:23

고장났다, 내가
고장났다, 너가
고장난 인간 둘이라면
뭐든 괜찮을 것 같은데,
나와 함께 하지 않을래,

일주일 최진영 자음과모음



🔖그때 나는 우리의 노력이나 바람과는 상관없이 우리가 서로 다른 일요일을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9p




‘성장’이란 단어보다 ‘생존’이란 단어에 익숙해진
십대들의 ‘일주일’의 표정



수요일, 일요일, 금요일 세 개의 단편들과 에세이 하나.
짧아서 금방 읽히지만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부당한 일을 당하다 죽음에 이른 청소년, 자살, 자퇴, 학교폭력 등을 담은 이야기들,, 다크진영이라기 보다 세심, 촘촘진영이 아닐까
그들의 고민과 현실을 잘 담아냈다.
어른들의 뜻이 아닌 나의 의지를 담아낸 결말이 마음에 꼬옥🫂


⠀ ⠀ ⠀

그 시절의 나는 어땠나,,, 그때로부터 얼마나 자랐나
분명한 건 그 시절의 나도 ‘견디고’ 있었다는 것.



소설을 읽으면 지난 시절의 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위로를 건내게 되는…




🔖세상은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누구는 웅덩이에 있고 누구는 언덕에 있다. 각자 다른 세상에서 어쨌든 노력하며 아무튼 불공평하게 살고 있다. 그러니 제발 세상이 좋아졌다느니 젊은 애들이 문제라느니 그런 말은 하지 않으면 좋겠어. 「일요일」, 26p



🔖돈 버는 일이 힘들다고 말할 수는 있어.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먹고사는 일이 원래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어.「일요일」, 47p



구의증명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착해지는 것 같았다.

머리가 멈춘 느낌.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현실을 부정하며
바로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이런 느낌인가?
당연히 이것보단 더 무겁겠지...

슬픈데 멍해.
복잡한 기분인데 차분해져.

좋네.
책의 여운.

주인공 이름이 구 여서 인가
나의해방일지의 구씨도 생각나고,
구구하고 절절했던
나도 생각나고

구가 증명 했던
구를 증명 하던
한 글자.한 글귀.마다
내 몸 사이사이에 늘러 붙어서
한동안 허우적 댈 예정.

좋다.좋아.

📕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 이 소설은 구와 담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이지만은 않은 그들만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충격적이고 엽기적일 수도 있는 어떻게 보면 집착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 죽은 너와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죽어야 너도 죽게 만들 거야. 너를 따라 죽는 게 아니라 나를 따라 죽게 만들 거야.
네가 사라지도록 두고 보진 않을 거야.
살아남을 거야.
살아서 너를 기억할 거야. - p20-

📖구와 담은 어릴 때부터 서로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왜 서로가 좋아지기 시작했는지는 알지 못하죠. 하지만 그 사랑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해어지고 만남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해어진 그 순간에도 그들은 항상 서로를 생각합니다.

🏷 구는 엄청나구나.
구 대신 들어온 다른 것들이 터무니없이 옅고 가벼워서 구의 밀도를 대신하지 못했다. 구에 비하자면 친구나 공부나 학교 따위 너무도 시시했던 것이다. -p50-

구의 집안은 가난합니다. 항상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빚만이 늘어갔습니다. 자신이 만든 빚이 아니라 부모가 만든 빚임에도 그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항상 구는 자신이 담을 떠나는 것이 담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결국에는 구에게로 돌아옵니다.

담은 항상 구를 기다립니다. 구가 자신의 손을 놓아 버렸을 때도 그가 자신을 떠나 다른 여자를 만날 때도 그가 아무 말 없이 담은 구를 기다립니다. 구가 당연히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고 믿으면서요.

담에게는 이모와 구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신을 돌봐준 이모가 돌아가시고 담에게는 구가 전부가 되었습니다.

🏷 그 마음이 제일 중요한 거야. 그 마음을 까먹으면 안 돼.
걱정하는 마음?
응. 그게 있어야 세상에 흉한 짓 안 하고 산다.
내 마음엔 지금 그게 너무 많은데. 근데 그게 뒤죽박죽이야. 이모 걱정. 구 걱정. 내 걱정. 우리 모두의 미래 걱정. 온통 걱정뿐이야. 그래서 세상이 완전 흉하게 보여.
담아.
응.
니 걱정은 내가 한다. -p95-

구는 결국 담에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사라져버린 구의 부모님이 남긴 빛이 결국 그들의 행복을 가로막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무엇을 해도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을 수 없어 구는 담을 떠나려 합니다. 하지만 담은 결국 구를 따라가기로 합니다.

🏷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p151-

하지만 구는 사채업자들의 손길을 피할 수 없었고 죽어서 돌아옵니다. 담은 그대로 구를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구의 몸을 사채업자들에게 빼앗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의 몸을 먹기로 합니다.

🏷 아이는 물건에도 인격을 부여하지만 어른은 인간도 물건 취급한다. -p163-

이 책은 담이 구의 삶을 증명하기 위해 구를 떠나보낼 수 없어 구의 시체를 먹으면서 하는 독백과 죽어서도 담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구의 영혼의 독백(○담의 독백, ●구의 독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p167-

📖 책에는 담이 구를 먹는 장면이 자주 묘사됩니다. 그래서 읽을 때 거부감이나 불쾌감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을 몰라 사랑을 못하는지 사랑을 안 해봐서 사랑이란 감정을 알 수 없는지 모르겠네요.

역시 사랑은 아직 내게 이해할 수 없고 어려네요. 구의 증명은 아직 사랑도 잘 모르는 내게는 너무 고난도 사랑인 것 같네요.

🔖 최진영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끝나지 않는 노래][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구의 증명][해가 지는 곳으로][이제야 언니에게][내가 되는 꿈] 소설집[팽이][겨울방합]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한겨례문학상을 수상했다.

구의증명 은행나무 최진영 사랑 죽음 책 북

이건 뭐지?

'9와 숫자들'의 '창세기'라는 노래를 먼저 들어 보세요🙂

분명 177쪽의 단편인데 이렇게까지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니, 이 작가 대단하다!!

구와 담의 연가에 대한
안습?
아련함?
먹먹함?
부러움?

타인의 고통과 슬픔과 사랑에 이렇게 공명해도 되는걸까?

담이는 구와 함께, 천만년 만만년 살다 죽을 때까지 같이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겠다.


구의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노벨라


최진영, 『구의 증명』 자유독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너 아닌 그 어떤 너도 상상할 수 없고, 사랑할 자신도 없다. 이승에서 너를 사랑했던 기억, 그 기억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네가 나를 기억하며 오래도록 살아주기를. 그렇게 오래오래 너를 지켜볼 수 있기를. (p.241)⠀


🫂🤍⠀
‘구’와 ‘담’은 어렸을 때부터 서로를 알았다. 자연스럽게 삶에서 많은 걸 공유하고 있었다. 구는 담을 좋아하고 담은 구를 좋아한다. ⠀

둘 사이에 헤어짐이 있었다.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돌아갔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
담은 인생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한 구를 떠나보낸다. 그 상실감을 가늠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볼 수 없으니 놓아주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


🥲🖤⠀
숨이 막힐 만큼 마음이 무거워지는 부분이 있었다. 잠들기 전 늦은 밤에 읽어서 그런지 더욱 어둡게 다가왔다. 구와 담의 사랑이 괴상하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을 지키고자 했다. 지독한… 사랑. ⠀

+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사랑’에 중점을 둔 리뷰입니다🤍⠀

은행나무 최진영 구의증명 장편소설 다크진영

역시 예쁜 카페랑 맛있는 디저트가 있어야 작업이 잘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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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카페 하우짓블랙 성균관대역카페 구의증명 책추천

📍구의 증명 (최진영, 2015.03)

살고 살다 늙어버린 몸을 더는 견디지 못해 결국 너마저 죽는 날, 그렇게 되는 날, 그제야 우리 같이 기대해보자. 네가 바라고 내가 바라듯, 네가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은 후에. 그때에야 우리 같이.

✍️
최진영 - 구의 증명
✒️ 트위스비 에코 화이트로즈골드 M
💧모나미 풋풋한 햇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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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필사 필사 소설 한국소설 최진영 구의증명 문구 문구덕후 만년필 만년필글씨 twsbi 모나미 모나미잉크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글귀 손글씨 손글씨 캘리 캘 handwrite calligraphy typography fountainpen ink 글씨 한글 만년필잉크 잉크 インク 万年筆

우리 삶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그러니 분명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

구의증명

그리고 또 많은 날 나는 사랑하면서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고, 분명 살아 있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버린다. 그러니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지만, 사랑하고 쓴다는 것은 지금 내게 '가장 좋은 것'이다. 살다보면 그보다 좋은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 더 좋은 것 따위, 되도록 오랫동안 모른 채 살고 싶다.

구의증명 작가의말 최진영

구의증명 최진영

🐳
나의 해방일지 클립 동영상 댓글에 누가 구의 증명 한 구절을 써놓았다. 그게 좋아서 책을 바로 구입했고 읽기 시작했다. 어떤 구절인지 이젠 생각도 안 나지만. 시작이 나의 해방일지여서 그런지, 구씨와 미정이가 간혹 오버랩 되기도 했다. 조건이 없고 화내고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여준다는 점에서 간혹 구씨와 미정이 보이기도 했다.

때로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 같다. 내 인생의 한 조각이 아니라 내 인생 전체를 쥐고 흔드는. 스쳐가는 말 한 마디에 내 인생의 계획을 수정해야만 하는, 그런 때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 같다.

제목 그대로 담이와 구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구가 있었던 시간동안 그 자체를 증명하는 이야기였다. 그로테스크한 부분이 있어서 비현실적이었다 싶다가도, 평생에 걸쳐 얼마나 사랑했는지 담담하게 얘기하는 걸 보면 그게 또 현실적이어서, 처절하다. 사랑한다고 해서 세상이 아름답기만 하다는 건 다 거짓말이다.

...나의 해방일지 대본집 빨리 나왔음 좋겠다.

📚
-내 믿음은 옳았을까? 나는 네게 해야 할 말을 다 했던가? 아니지. 무엇이 아닌가 하면, 말이고 진심이고 그런 게 아니라, 너는 내가 죽기 전에 왔어야 했다. 내가 그것을 바랐다는 걸 죽는 순간에야 알았다. 너를 보고 싶었다.

-죽은 너와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죽어야 너도 죽게 만들 거야. 너를 따라 죽는 게 아니라 나를 따라 죽게 만들 거야. 네가 사라지도록 두고 보진 않을 거야. 살아남을 거야. 살아서 너를 기억할 거야.

-이런저런 생활의 지혜 같은 것은 기가 막히게 잘 알면서도, 자기 삶을 관통하는 아주 결정적인 사실은 모른 채로, 때로는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로도 우리는 그럭저럭 살았던 것이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더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지금 이해할 수 없다고 묻고 또 물어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모르는 건 죄가 아닌데 기다리지 못하는 건 죄가 되기도 한다고. ...내가 지금 죽어버리면 그건 영영 모르는 게 되잖아!

-아버지가 주는 술을 마신다는 것이.... 수긍의 악수처럼 느껴졌다. 당신이 내게 넘기는 짐을 잘 받겠다는 악수. 당신을 이해한다는 악수.

-그런데 그런 걸 지나간다고 할 수 있나, 이모. 지나가지 못하고 고이는데. 고유하게 거기 고여 있는데.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영혼 값은 달랐다. 돈 없는 자의 영혼을 깎는 것을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없으므로 깎이고 깎인 그것을 채우기 위해 돈에 매달리고, 매달리다보면 더욱 깎이고.... 뭔가 이상하지만, 그랬다.

-전쟁이나 질병은 선택 문제가 아니다. 나는, 구의 생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구의 인간다움을 좀먹고 구의 삶을 말라비틀어지게 만드는 돈이 전쟁이나 전염병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를 게 없었다. 그건 구의 잘못이 아니었다. 부모가 물려준 세계였다. 물려받은 세계에서 구는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야 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했을까?

-이 멍청아. 이젠 됐어. 넌 다 했어. 이 장례를 끝내야지. 끝내고 살아야지. 아주 오래 살아야지. 너도 여기 있고 나도 여기 있다. 네가 여기 있어야 나도 여기 있어. 밖을 봐. 네가 밖을 봐야 나도 밖을 본다. 네가 살아야 나도 살아. 담아. 이 바보야.

-언젠가 네가 죽는다면, 그때가 천 년 후라면 좋겠다. 천 년토록 살아남아 그 시간만큼 너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이미 죽었으니까. 천만년도 만만년도 죽지 않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

은행나무 책 독서 책 독서 은행나무노벨라 나의해방일지재주행의시간 볼게너무많아요 20220711 그날의달

구의 증명 / 최진영 作
✍️ 차마 흘러가지 못한 채 고여있는 이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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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 책추천 북 독서 구의증명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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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했지만, 그게 싫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이게 문학이지...

📖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 그래서 결말이 더 씁쓸했다.

📖 원래는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을 읽고 있었는데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진도를 못 나가던 와중 이 책을 발견했다. 근데 뭔가 기시감이 들어서 찾아보니 같은 작가의 작품.. 한국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인데, 대단한 작가를 발견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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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의 증명

구의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 완독

▫️ 로맨스 소설이라고만 정의하고 싶지가 않네. 달리 부를 말을 찾고 싶다.

사랑의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으니 말이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채 자라나가는 담이가, 할아버지와 이모를 차례대로 잃고 마지막 구까지 잃는다.
그런데 잃는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죽은 구를 담이만의 장례행사로 손톱과 머리칼을 삼키며 구의 살점 곳곳을 뜯어 삼킨다. 죽은 구를 담이 안에 묻는다.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냐 물으면서도 그토록 함께여야했던 구를 끝끝내 삼키는 장면들이,
하나도 혐오스럽거나 놀랍지 않았다.

그런 담이에 반해 구는 몇번이나 담이를 떠난다. 자신에게서 떼어내기 위해, 부모의 빚을 오롯이 유전받은 구가 아무리 멀리가도 붙잡혀 와 결국 맞아 죽게 되는 구.

죽어가며 담이에게 발견되기만을 바라는 구는,
자신을 어떻게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육체를 체에 거르고 남은 영혼만이 담이 곁에서 담이를 지킨다.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며.

담이는 구를 제 몸 안에 담고 살아나가게 될까.
꾸역꾸역 아무도 곁에 없는 삶을, 구를 증명하기 위해 그들의 바램대로 천 년을 살았으면 좋겠다.

요 몇년 전 '내가 되는 꿈'을 읽고 최진영 작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좋다 말다 말하기보다 작가의 나머지 책들이 궁금해졌다 라는 말을 쓰고 싶다.

" 많은 날 나는 사랑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고, 분명 살아 있으면서 '살고 싶다' 는 생각에 빠져 버린다. 그러니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지만, 사랑하고 쓴다는 것은 지금 내게 '가장 좋은 것' 이다. 살다보면 그보다 좋은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 더 좋은 것 따위, 되도록 오랫동안 모른 채 살고 싶다.
-작가의 말

도서추천
독서


독서습관
책읽기

책읽기 기록

구의 증명_최진영

⭐️⭐️⭐️⭐️⭐️ + 인생책

🔖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151p)

🔖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거야. 청설모가 되기 위해 들어온 이곳에서, 구가 말했다.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거야. (156p)

🔖 서로가 서로에게 서로 밖에 없는 관계. 괴로움과 불행 속에서도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존재.

🔖 눈물 흘리게 하는, 끈기있고 지독한 사랑과 애정, 연결.

✏️ 책 감상

나는 보통 책을 읽으면 책의 감정을 이해하고 책에서 무언가 교훈이나 감정을 꺼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나에게 가장 와닿고 좋았던 소설들은 책에 담긴 그 감정이나 메세지를 꺼내고 싶지도, 꺼낼 수도 없게 만들었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억지로 무언가를 책 속에서 끄집어내기가 싫었다. 이 책은 나의 생각을 서술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었는지를 궁금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내가 정말 재밌게 읽은 소설은 보통 그랬다. 생각해보건데 그 이유는 그 책에서 느낀 감정과 여운을 온전히 그 상태로 남겨두고 책의 묘사를 그 처음의 모습과 느낌 그대로 두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채식주의자>도 그랬다.

구의 증명. 담은 구의 시체를 먹었다. 구를 사람 취급하지 않고 물건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구를 넘기지 않기 위해, 살아있는 구와 영혼을 기억하고 간직하기 위해 담은 구를 먹었다. 그런 의미에서 구의 증명이라는 제목이 쓰여진 것이 아닐까? 세상 사람들 다 돈으로 가진 것 없는 구의 영혼을 깎아내리는 틈에 담이만은 그의 감정, 생각 그의 영혼을 알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 불행과 불안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했을 것이다. 그래서 수없이 생각나고 그리워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구와 담은 서로의 영혼을 증명하며 서로를 품고 기다리고 함께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어 본 사람들과 꼭 한 번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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